지역 암 진료, AI로 ‘팀플’…고대 구로병원 참여
수도권 대형병원에 집중된 암 진료를 인공지능(AI)으로 연결해 지역에서도 전문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 협력체계 구축이 추진된다. 지역 환자들의 장거리 이동 부담을 줄이고, 진단부터 치료와 치료 후 관리까지 의료기관 간 연속성을 높여 지역별 진료 격차를 완화하겠다는 취지다.고려대 구로병원은 서원준 위장관외과 교수팀이 한국형 ARPA-H(아르파-H) 프로젝트의 공동연구자로 참여해 AI 기반 지역 암 진료 협력체계인 ‘K-NEXUS(케이-넥서스)’ 구축 연구를 수행한다고 16일 밝혔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도전·혁신형 국가연구개발사업이다. 기존의 방식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보건의료 분야의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보건안보와 미정복질환, 바이오헬스, 복지·돌봄, 필수의료 등 5대 분야에서 혁신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강원대병원이 주관하는 ‘지역완결형 AI 기반 암 관리 통합 네트워크 구축’ 과제의 일환이다. 지역 의료기관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을 AI 기술로 연결해 암 환자가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받고, 치료 이후 관리까지 이어가는 과정에서 의료기관 간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국내 암 진료는 수도권 대형병원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지역에 거주하는 암 환자들이 전문적인 진료를 받기 위해 수도권까지 이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지역 의료기관으로 돌아와 관리받는 과정에서도 진료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으면 환자가 검사 결과와 병력을 다시 확인해야 하거나 장거리를 반복해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
K-NEXUS는 이러한 문제를 AI 기반 의료 협력체계를 통해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의료기관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이 환자 진료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의 간 협진을 진행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지역에서 진료받는 환자도 수도권 전문 의료진의 의견을 보다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사업에서 AI 기반 다학제 협진(AI-MDT) 분야를 담당한다. 서원준 교수는 구로병원 기관 책임자로서 지역 의료기관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이 환자 정보를 공유하고 협진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설계할 예정이다. 다학제 협진은 여러 진료과의 의료진이 환자 상태와 치료 방향을 함께 검토하는 방식으로, 복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암 진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AI가 환자의 진료기록을 분석하고 핵심 정보를 요약해 의료진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의 구성과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환자의 주요 병력과 검사 결과, 치료 과정 등을 의료진이 효율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해 지역 의료진과 수도권 전문의 사이의 협진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한다는 목표다.
AI가 제공하는 진료정보의 정확성과 협진 결과의 적절성을 검증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의료기관마다 기록 방식과 사용하는 정보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서로 다른 진료정보를 표준화해 의료진이 필요한 내용을 일관된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고려대 구로병원의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과 연계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활용할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환자가 진료를 받을 때마다 검사 결과와 병력을 직접 챙겨 여러 병원을 오가야 하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의료기관에서 치료와 관리를 이어가면서도 필요한 시점에 수도권 전문의의 의견을 받을 수 있다면 환자의 이동 부담을 완화하고 진료의 연속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AI가 최종 진단이나 치료 결정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 정보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의료진이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 의료진과 수도권 전문의 간 협진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지는지가 사업의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이번 사업을 통해 AI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지역 병원에서 진료받는 암 환자가 필요할 때 수도권 전문의의 의견을 신속하게 받고 다시 지역에서 치료와 관리를 이어갈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역 의료기관의 진료 역량을 뒷받침하고 환자들이 거주 지역과 관계없이 지속적인 암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서원준 교수는 “지역 암 환자들이 전문적인 진료를 받기 위해 수도권 대형병원을 반복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현실에서 의료기관 간 협력 강화는 중요한 과제”라며 “지역에서도 암 환자들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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