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인 줄 알았더니, 터널 한복판 웨딩촬영
서울 남산3호터널 안에서 예비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차로 일부를 막고 웨딩 촬영을 한 장면이 온라인에 퍼지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차량 통행이 이어지는 터널 내부에서 촬영을 위해 차를 세우고 안전 장비까지 설치한 듯한 모습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위험천만한 민폐 촬영”이라며 분노를 쏟아냈다.지난 3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남산3호터널 내부에서 촬영 중인 남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확산됐다. 사진을 공개한 작성자 A씨는 지난 8월 25일 오전 남산3호터널을 지나던 중 해당 장면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터널 안 차선 하나를 막아두고 웨딩 촬영을 하는 예비부부를 봤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2차선 터널의 한쪽 차로에 흰색 차량이 정차해 있는 모습이 담겼다. 차량 뒤편에는 차량 진입을 막거나 우회를 유도하는 데 쓰이는 삼각뿔이 놓여 있었다. 터널 벽면 쪽에는 흰색 드레스를 입은 여성과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성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도 확인된다. 두 사람 주변 상황으로 미뤄 촬영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처음에는 사고나 차량 고장으로 인한 정차 상황인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까이 지나가며 확인해 보니, 실제로는 촬영을 위해 차량과 장비를 세워둔 것으로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각뿔이 있길래 사고가 난 줄 알았는데 촬영용으로 세워둔 것이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진 이유는 장소가 일반 도로가 아닌 터널 내부였기 때문이다. 터널은 시야가 제한되고 차량 흐름이 빠르게 이어지는 공간이라 작은 돌발 상황도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다. 특히 차로 하나가 갑자기 막히면 뒤따르던 차량이 급정거하거나 차선을 급히 변경해야 해 추돌 사고 위험이 커진다. 웨딩 촬영이라는 개인적 목적을 위해 공공도로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작성자는 이들이 도로 점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촬영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도로를 촬영 장비나 인원으로 막고 사용하려면 관할 기관의 정식 허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허가 없이 차로를 점거했다면 도로법상 무단 점용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터널 안은 원칙적으로 정차와 주차가 금지되는 구역인 만큼, 촬영을 위해 차량을 세워둔 행위 역시 도로교통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로교통법상 터널 안에서는 사고나 고장 등 불가피한 사유가 아닌 이상 정차하거나 주차해서는 안 된다. 또 교통에 방해가 되는 방식으로 도로에 서 있거나 물건을 놓아두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 허가 여부와 현장 통제 방식은 관계 기관 확인이 필요하지만, 사진만으로도 일반 운전자들에게 불안감을 주기 충분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강하게 비판했다. “차가 고장 난 줄 알았는데 웨딩 촬영이라니 믿기 어렵다”, “사진 한 장 남기려고 다른 사람 목숨을 위험하게 만든 것 아니냐”, “예비부부뿐 아니라 촬영을 진행한 업체도 책임을 져야 한다”, “터널에서 저런 촬영을 할 생각을 했다는 게 놀랍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일부는 촬영을 의뢰한 당사자뿐 아니라 현장을 운영한 스튜디오나 촬영팀의 책임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웨딩 촬영은 보통 촬영 장소 선정과 동선, 안전 관리 등을 업체가 함께 조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실제로 허가 없이 촬영이 이뤄졌다면, 단순한 개인 일탈을 넘어 상업 촬영 과정에서의 안전 불감증 문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개성 있는 웨딩 사진을 남기기 위해 도심, 도로, 지하철역, 공공시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공공장소 촬영은 시민 불편과 안전 문제를 동반할 수 있어 사전 허가와 현장 통제가 필수다. 특히 차량 통행이 이뤄지는 도로와 터널은 촬영 장소로 활용하기 전 관계 기관의 승인 여부와 안전 대책이 반드시 확인돼야 한다.
이번 남산3호터널 웨딩 촬영 논란은 특별한 사진을 남기려는 욕심이 공공 안전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단 몇 장의 사진을 위해 차로를 막고 운전자들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행위는 ‘추억 만들기’가 아니라 명백한 민폐이자 사고를 부를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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