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판이 도박판 됐다”…삼전닉스 ETF에 몰린 13조의 눈물
올해 상반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교육 이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몰린 개인 자금이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고수익을 기대한 투자 열풍이 은퇴자와 청년층, 미성년자에게까지 번졌지만, 극심한 증시 변동성 속에 일부 상품 수익률이 반토막 나면서 “주식시장이 도박판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투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금융투자교육원의 레버리지 기본 교육 이수자는 116만275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만972명과 비교하면 약 19배 급증한 규모다. 지난해 전체 이수자 20만5911명과 비교해도 올해 상반기 수치가 6배 가까이 많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에 필요한 심화 교육 이수자도 빠르게 늘었다. 심화 교육이 도입된 뒤 월별 이수자는 4월 4832명에서 5월 40만1001명으로 급증했고, 6월에도 28만4376명이 교육을 마쳤다. 4월 이후 누적 심화 교육 이수자는 69만209명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자 규모도 70만 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21만74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18만9308명, 30대 17만6488명, 20대 8만2172명, 60대 7만339명, 70대 1만499명, 80대 1353명 순이었다. 특히 친권자 동의 등 별도 절차가 필요한 미성년자도 5596명에 달했다. 고위험 상품 투자 열기가 전 세대에 걸쳐 확산한 셈이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몰린 시점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으로 흔들렸다는 점이다. 지난 5월 27일 출시 이후 이달 16일까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 16종에는 총 13조4133억 원의 개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중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6종에 8조5456억 원,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5종에 4조7211억 원이 들어갔다.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2종에도 1466억 원이 몰렸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상품은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였다. 개인 순매수 규모는 4조9991억 원에 달했다. 이어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3조4461억 원, ‘KODEX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3조757억 원, ‘TIGER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1조8916억 원 순으로 매수세가 강했다.
하지만 수익률은 크게 무너졌다.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출시 이후 이달 16일까지 2만7775원에서 1만4585원으로 47.5%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본주 하락률 17.9%보다 낙폭이 훨씬 컸다. ‘KODEX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도 삼성전자 주가가 16.9% 떨어지는 동안 41.7% 급락했다. 인버스 상품인 ‘SOL SK하이닉스 선물 단일종목 인버스2X’와 ‘PLUS 삼성전자 선물 단일종목 인버스2X’ 역시 각각 31.1%, 8.9% 하락했다.
증시 전반의 변동성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코스피 일중 평균 변동률은 6.75%로, 1987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6.11%,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2월 5.37%를 웃도는 수치다. 올해 들어 코스피 일중 변동률이 10%대를 기록한 날도 세 차례나 나왔다.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수익률의 두 배 안팎을 추종하도록 설계돼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커질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도 빠르게 확대된다. 특히 단일종목 상품은 특정 기업 주가에 수익률이 집중돼 분산 효과가 제한적이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장기 보유보다 단기 매매에 가까운 고위험 상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과정과 투자자 피해를 두고 정책 실패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고위험 상품 도입 배경을 조사해야 한다며 국회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증권가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심리가 약해진 상황에서 반도체 대형주에 자금이 쏠리고, 작은 악재에도 매도세가 커지면서 지수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열풍이 고수익 기대에서 시작됐지만, 결과적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고위험 상품의 위험성을 다시 확인시킨 사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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