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 떼고 ‘아메리카’로…농심, 남미까지 영토 넓힌다
농심이 미국 지주법인을 중심으로 오너가가 직접 진두지휘하는 강력한 글로벌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신동원 회장과 신동윤 부회장 형제가 이사회를 지탱하고, 신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부사장이 지주법인 대표이사를 맡아 미주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구조다. 특히 법인명을 기존 'USA'에서 '아메리카'로 변경하며 북미를 넘어 남미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이는 단순한 라면 수출 기지를 넘어 그룹 전체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전초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신상열 부사장은 현재 국내 미래사업실장직과 더불어 홍콩 및 미국 지주법인인 농심홀딩스아메리카의 비상근 임원을 겸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신동원 회장이 직접 챙기던 해외 법인 관리 업무가 올해 들어 신 부사장과 조용철 사장 체제로 재편된 점이 눈에 띈다. 신 부사장이 지주 기능을 담당하는 미국 법인의 CEO로서 투자와 자산 운용을 총괄하게 되면서, 오너 3세 중심의 글로벌 지배구조가 한층 견고해진 모습이다.

지주법인인 농심홀딩스아메리카의 변화는 농심의 미주 사업 방향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등기 업종이 투자와 임대인 만큼, 단순히 라면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그룹 차원의 신규 투자와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지주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에 율촌화학의 신동윤 부회장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 역시 포장재와 전자소재 등 그룹사 전체 역량을 미주 시장에 투입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현지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네트워크를 쌓아온 신상열 부사장은 이번 개편을 통해 자신의 경영 역량을 시험받게 됐다. 올해 국내 이사회에 합류하며 사내이사로 선임된 신 부사장은 미국 법인 CEO로서 현지 신사업 구상을 구체화하는 중책을 맡았다. 업계에서는 신 부사장이 단순한 관리자를 넘어 북미와 남미를 잇는 거대 시장에서 농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키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너가의 전면 등장과 함께 전문 경영인인 조용철 사장의 역할도 해외로 대폭 확장됐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그간 국내 사업에 집중해온 조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과 동시에 미국, 유럽, 일본, 러시아 등 주요 해외 사업법인 4곳의 임원을 겸직하게 됐다. 이는 전임 대표 체제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행보로, 국내외 사업의 유기적인 연결과 책임 경영을 강화하려는 신동원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농심의 글로벌 영토 확장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조 사장이 새롭게 이름을 올린 러시아 법인은 오는 6월 본격적인 영업 개시를 앞두고 있어 유라시아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오너가의 전략적 판단과 전문 경영인의 실행력이 결합된 이번 체제 개편이 농심의 '글로벌 톱티어' 도약을 앞당길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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