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1조 원 무도회장, 알고 보니 지하 요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백악관 새 무도회장 건설 사업이 거대한 '지하 요새'를 구축하려 한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공화당은 백악관의 보안 수준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10억 달러, 우리 돈 약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예산 편성을 시도했으나 당 내부의 반발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겉으로는 화려한 연회장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고도의 군사적 방어 기능을 갖춘 복합 시설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예산 집행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이번 사업이 단순한 외교적 공간 확보를 넘어선다는 정황은 군사 전문 매체들의 분석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공개된 구상안에 따르면 새 건물은 지상부의 화려한 연회장 아래로 무려 지하 6층에 달하는 거대 구조물을 포함하고 있으며, 옥상에는 워싱턴 상공을 방어하기 위한 첨단 드론 요격 시스템이 배치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역대급 드론 제국'을 언급하며 워싱턴 방어 체계의 혁신을 강조한 만큼, 이 시설이 사실상 대통령 경호와 수도 방위의 핵심 기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이러한 거대 프로젝트는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상원의원들은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으로 고통받는 미국인들의 정서를 고려할 때, 대통령의 행사 공간을 위해 1조 원이 넘는 혈세를 투입하는 행위는 민심 이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존 튠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역시 당내 찬성표를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이며, 상원 의사전문관까지 예산 처리 절차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며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결국 논란이 된 연회장 관련 예산은 일단 지출 법안에서 제외되는 수순을 밟게 됐다. 다만 비밀경호국 지원을 위한 보안 강화 예산 등은 여전히 논의 대상으로 남아 있어, 사업의 명칭이나 형식을 바꿔 재추진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의 품격과 국가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투자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반대 진영에서는 이를 대통령 개인의 과시욕이 투영된 '상징적 프로젝트'로 규정하며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의 공방은 연회장이라는 명칭과 지하 요새라는 실체 사이의 간극에 집중되고 있다. 보안 강화라는 명분은 타당할 수 있으나, 세부 설계나 구체적인 용처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천문학적인 예산을 밀어붙이는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하 깊숙이 이어지는 특수 보안 시설과 드론 방어망이 결합된 형태는 기존 백악관의 역사적 가치를 훼손하고 대통령을 대중으로부터 격리하는 요새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개조 구상이 단순한 건축 사업을 넘어 차기 선거를 앞둔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민주당은 이를 권력 과시의 전형으로 공격하는 반면, 백악관 지지층은 국가 안보를 위한 필수적 결단이라고 맞서고 있다. 1조 4,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이 시설이 화려한 무도회장이 될지, 아니면 대통령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될지를 두고 미 의회의 예산 심사는 당분간 극한의 대립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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