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설 내린 뉴욕, 눈싸움 하나로 발칵 뒤집힌 이유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기록적인 눈 폭풍 속에서 벌어진 한바탕 눈싸움이 걷잡을 수 없는 정치적 공방으로 비화했다. 뉴욕 맨해튼의 한복판에서 시민들이 경찰을 향해 눈덩이를 던지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공권력에 대한 존중 문제를 둘러싼 해묵은 갈등에 다시 불이 붙었다.사건의 발단은 23일,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사가 주최한 대규모 눈싸움 이벤트였다. 워싱턴스퀘어파크 공원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자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이 출동했고, 이때부터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갔다.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관들을 향해 눈덩이를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웃으며 장난으로 넘기던 경찰들도 집요하게 이어지는 공격에 점차 굳은 표정으로 변해갔다.

온라인에 확산된 영상에는 한 경찰관이 목덜미에 눈을 정통으로 맞고, 또 다른 경찰관은 눈 주변을 문지르며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심지어 현장에서 철수하는 경찰차를 향해 야유를 퍼붓고 눈덩이를 던지는 장면까지 포착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제시카 티쉬 뉴욕경찰청장은 즉각 이를 "수치스러운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공식 수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은 곧장 정치권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졌다.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에 비판적인 이들은 이번 사태가 그가 조장한 반(反)경찰 정서의 결과물이라며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맘다니 시장은 과거 경찰 조직을 비판하는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맘다니 시장은 "눈덩이를 던지려거든 차라리 나에게 던져라"며 경찰 존중을 당부하면서도, 가해자 처벌에 대해서는 "그저 눈싸움처럼 보인다"며 사태를 축소하려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이에 뉴욕 최대 경찰노조(PBA)는 "시장이 부상당한 경찰을 무시하고 있다"며 "이 도시에 봉사하는 모든 경찰에게 수치스러운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맹비난하며 정면으로 맞섰다.
한편, 이번 사건의 배경이 된 눈 폭풍은 1978년 이후 최악으로 기록될 만큼 강력했다. 뉴욕을 포함한 미 북동부 전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일부 지역에는 90cm가 넘는 눈이 쌓였다. 뉴욕시는 제설 인력의 시급을 대폭 인상하고 대형 눈 용해 장비까지 투입하는 등 제설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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