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조사, 1년 만에 재개
1년 넘게 공항 한편에 머물러 있던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사고기 잔해가 마침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유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안국제공항에 보관 중이던 사고기 잔해에 대한 본격적인 재조사 작업에 돌입했다.조사 현장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인력까지 동원된 전문가들은 노면에 방치되었던 잔해를 조심스럽게 개봉하고, 1년 넘게 쌓인 먼지와 이물질을 제거하는 세척 작업을 진행했다. 유가족 30여 명은 참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잔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사실 이번 재조사는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이미 재조사가 결정되었지만, 조사 과정을 비공개하려는 당국과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는 유가족 간의 이견으로 한 차례 연기되는 아픔을 겪었다. 길고 긴 협의 끝에 유가족 참관과 언론 공개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비로소 조사가 재개될 수 있었다.
잔해의 양이 방대해 전체 조사 작업은 며칠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세척과 건조, 분류 작업을 마친 잔해들은 사고 원인 규명이 완료될 때까지 별도의 컨테이너와 가설 건축물에 안전하게 보관되어 정밀 조사를 기다리게 된다.

유가족들은 늦게나마 조사가 다시 시작된 것에 안도하면서도, 지난 1년의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가족 협의회 대표는 작은 단서 하나라도 놓치지 않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고의 명확한 원인과 책임 소재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랜 시간 땅 위에 방치됐던 비행기 잔해가 참사의 진실을 밝혀줄 마지막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유가족과 국민들의 시선이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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