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첫 재판서 '피고인' 호칭에 발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첫 재판이 시작부터 이례적인 언쟁으로 문을 열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을 다루기에 앞서, 황 전 총리가 법정에서 사용되는 '피고인'이라는 호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재판부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황 전 총리는 발언 기회를 얻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 법정에 서니 위압감을 느낀다"고 입을 뗐다. 그는 재판장이 자신을 '피고인 황교안'이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해 "죄인처럼 느껴진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는 권위적인 표현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나아가 그는 '피고인 황교안 대표'라고 불러줄 것을 재판부에 제안하며, '피고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에 마치 이미 갇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것이 오랜 관행임을 알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해 온 관행임을 설명하면서도, 그의 문제 제기에 대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칭을 둘러싼 설전 이후, 황 전 총리는 자신의 핵심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다만, 혐의를 부인하는 구체적인 법리적 이유 등은 다음 재판 기일에 상세히 밝히기로 하며 말을 아꼈다.

한편 황 전 총리 측 변호인은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공소 기각을 주장하기도 했다.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 위법하게 이루어졌으므로 기소 자체가 무효라는 논리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위법 수집 증거는 증거능력을 배제해 무죄의 근거가 될 수는 있어도, 공소 자체를 기각할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황 전 총리는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부정선거부패방지대'라는 사적 단체를 활용해 선거 공약을 홍보하는 등 법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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