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민의 마음 건강을 사회 전체의 책임으로 규정하고 광역 단위 정신건강 컨트롤타워를 세운 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2005년, 전국 최초로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의 문을 연 이래, 서울시는 정신의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의지나 나약함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사회가 함께 보듬고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었다. 지난 20년의 시간은 단순히 시간이 흐른 것을 넘어, 예방부터 치료, 그리고 사회 복귀를 위한 재활까지 끊김 없이 이어지는 통합적인 정신건강 관리 체계를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에 촘촘하게 구축해 온 과정이었다. 이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일상 공간 가까이에서 마음을 돌볼 수 있는 든든한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하겠다는 서울시의 확고한 정책적 의지가 만들어 낸 값진 성과다.

 

이러한 비전 아래 서울시는 지난 20년간 정신건강 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꾸준히 확충해왔다. 현재 서울 전역에는 각 지역의 정신건강 허브 역할을 하는 25개 자치구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필두로, 알코올이나 마약 등 중독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4곳의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는 103곳의 정신건강증진시설이 유기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은 서울시 정신건강 정책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2022년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는 응급 입원이 필요한 환자를 위한 공공병상을 미리 확보하고 24시간 출동 체계를 갖춤으로써, 자·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응급 상황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서울형 정신응급모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서울시는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시민들이 더 쉽고 간편하게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점검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 조성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2007년 론칭한 정신건강 브랜드 '블루터치'는 온라인 자가검진과 자가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정신건강 서비스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홈페이지 이용자 수가 2022년 약 30만 명에서 지난해 47만 명으로 60% 가까이 급증한 수치로도 증명된다. 또한, 통합 건강관리 앱 '손목닥터9988'을 통해 제공되는 마음건강검진에는 단 1년 만에 약 162만 명이라는 경이로운 시민이 참여하며, 모바일 기기로 자신의 심리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연말부터는 24시간 운영되는 위기상담전화에 챗봇과 온라인 실시간 상담 기능까지 추가하여 접근성을 한층 더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 20년간 쌓아 올린 성과를 디딤돌 삼아, 서울시는 이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더욱 정교하고 개인화된 맞춤형 정신건강 정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 변화의 속도에 발맞추고 시민들의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AI 기반의 정서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정신건강 전문가의 역량을 강화하고, 당사자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건강하게 회복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과 맞물려, 서울 전역을 빈틈없이 아우르는 마음 돌봄 생태계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20년이 시민의 마음을 지탱하는 든든한 기반을 닦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시간은 시민 모두가 마음까지 건강한 삶을 누리는 서울을 만드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