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무시한다고 생각" 대전 전 여친 살해 20대 남성 신상공개

심의위원들은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피해자 유족의 의견 등을 고려해 장 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장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2시 8분께 대전시 서구 괴정동 한 거리에서 전 여자친구인 30대 A씨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범행 직후 달아난 장 씨가 다음 날 피해자 A씨의 빈소를 찾아왔다는 점이다. 그는 A씨와의 관계를 묻는 장례식장 직원에게 "남자친구"라고 답한 뒤 곧바로 자리를 떴다. 이어 같은 날 오전 11시 45분께 "노상에 서 있는 차 안에서 운전자가 구토를 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해당 차량을 추적해 중구 산성동 지하차도 인근에서 장 씨를 긴급 체포했다.

당시 장 씨는 음독을 시도해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지난 5일 퇴원한 뒤 경찰 조사를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장 씨는 "오토바이 리스 명의 문제로 (피해자와) 다툼이 있었고, 날 무시한다고 생각해 화가 나 죽여야겠다고 결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 씨가 범행을 결심한 것은 사건 발생 3∼4개월 전으로, 그가 허락 없이 A씨 명의로 오토바이를 빌렸던 것이 화근이 됐다. 장 씨는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한 뒤 A씨와 함께 오토바이를 변경하러 가기로 한 날 A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악질적인 것은 장 씨가 피해 여성의 명의로 차를 빌려 도주에 이용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정황을 볼 때 경찰은 이번 사건이 우발적인 범행이 아닌 계획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 씨의 신상정보는 범행의 잔혹성과 계획성, 그리고 피해자 가족의 의견을 고려해 공개됐으며, 대전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한 달간 공개된다. 이번 사건은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과 함께 명의 도용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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