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년 만의 지옥 더위... 日 음식 모형까지 '녹아내린다'

 최근 일본이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온이 40도를 넘나드는 극심한 더위가 계속되면서 음식점에 전시된 음식 모형까지 녹아내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SNS에서는 일본 음식점의 음식 모형이 폭염에 녹아내린 모습을 담은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사진에는 라멘으로 보이는 국수 요리 모형이 녹아내려 마치 국물이 쏟아진 듯한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말차 라떼 모형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형된 모습이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은 음식 모형의 재질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음식 모형은 고온에 취약한 폴리염화비닐(PVC), 실리콘, 왁스 등의 소재로 제작된다. 이 소재들은 일본을 강타한 40도 안팎의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원래 형태를 유지하지 못한 것이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일본의 평균 기온은 1881~2020년 평균보다 2.89도 높았다. 이는 기상 관측을 시작한 1898년 이후 12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교토부 등 여러 지역에서 기온이 40도를 넘어섰는데, 이들 지역이 40도를 넘은 것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8월에 들어서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최근 3~4일간도 여러 지역에서 40도를 넘는 기온이 계속해서 기록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홋카이도 등 북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당분간 이러한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열사병을 포함한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한국도 비슷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 5일 현재 전국적으로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더위를 식히기에 역부족이다. 오히려 비가 내린 후에는 고온다습한 날씨로 불쾌지수만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불안정한 대기로 인해 짧고 굵은 폭우가 자주 내릴 수 있다"며 "소나기가 내린 후에는 오히려 더 심한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 모두 극심한 더위가 계속되면서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의 음식 모형이 녹아내리는 현상은 단순한 호기심거리를 넘어,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 현상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러한 극단적 폭염이 앞으로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